백성을 섬긴 왕, 세종이 꿈꾼 나라
소설가와 아나운서가 만나 세종을 이야기하다
● 시대의창 리뷰
MBC <한글날 특집>에서 못다한 이야기
세종 28년(1446년)에 《훈민정음》이란 이름으로 반포된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아름다운 문자로 일컬어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세종대왕의 창작물인 한글을 6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애용하고 있다. 게다가 한글은 우리나라를 ‘IT강국’으로 이끈 일등 공신이다. 누구나 쉽게 배우고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상파 방송 3사를 통틀어 세종대왕과 한글 창제에 대한 제대로 된 다큐멘터리가 거의 없던 실정이었다. 당시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한글날 특집 다큐멘터리 제작에 나선 사람은 다큐멘터리 전문 PD가 아닌 MBC 최재혁 아나운서였다. 세종과 한글에 대한 변변한 다큐멘터리 하나 없다는 현실에 방송인으로서 부끄러움을 느꼈다던 그는 아나운서가 다큐멘터리를 만든다는 비아냥거림 속에서 몇 번의 실패 끝에 한글날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송에 내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일은 7년이나 계속되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최재혁 아나운서가 영상을 통해 다 담아내지 못했던 세종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가 정도상과 함께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남북한을 오가며 <겨레말큰사전>이라는 통일대국어사전을 만들고 있는 소설가 정도상은 세종대왕과 한글에 대한 이야기를 새로운 관점에서 풀어썼다. 특히 두 저자는 역사적 기록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소설가와 아나운서라는 개성 있는 직업적 상상력을 통해 600여 년 전의 풍경을 실감나게 구현해낸 것이다. 또 이 책은 ‘다르다’에서 출발한다. 즉 ‘세종이 조선의 다른 왕들과 어떻게 다른가’에 초점을 맞춰 세종의 ‘다른 내면’을 읽기 위해 노력했다.
이단적 군주 세종, 성군의 옷을 벗다
이 책은 ‘양녕은 정말 폐륜아였을까’ ‘충녕은 정말 왕위에 관심이 없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즉 우리가 그동안 교과서에서 그리고 드라마에서 봐왔던 고착화된 세종과 양녕의 이미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세종이 조선의 다른 왕들과 어떻게 달랐는지 그래서 어떻게 천문학과 음악을 연구하고 중국과 전혀 ‘다른’ 문자 한글을 창제할 수 있었는지 이야기한다. 저자들은 그 이유를 세종의 ‘이단성’에서 찾는다. 금기를 넘어서고자 했던 세종의 이단성이야말로 개국 초기의 불안정한 조선을 세계 최고 수준의 문화국가로 만들 수 있었던 힘이라는 것이다. 또 저자들은 ‘성군’이라고 덧씌워졌던 세종의 이미지를 벗기려고 노력했다. 부정적 의미의 세종 깎아내리기가 아닌 인간 이도李?의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세종의 실존에 조금 더 다가가려고 한 것이다. 아울러 책 말미에는 디자이너 이상봉의 이야기를 통해 세계 속의 한글의 위상을 살펴본다.
우리는 세종대왕을 우리 입맛에 맞게 단순화시켜왔다. 세종의 리더십 그리고 성품에만 초점을 맞춘 채 우리가 필요한 부분만 꺼내 상품화시켜온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는 세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세종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세종의 본 보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이 책은 이명박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화와 소통을 통해 선진 조선을 이끌었던 세종 그리고 끊임없이 금기를 넘어서려고 노력했던 세종의 모습은, 권력과 힘으로 21세기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가려고 하는 이명박 정부의 모습과 극명히 대비된다. 이 책은 우리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고 나아가야 하는지 그 해결의 실마리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지은이
* 정도상
1960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났다. 전북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1987년 <십오방 이야기>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대표작으로는 창작집 《친구는 멀리 갔어도》(1988) 《아메리카 드림》(1990) 《실상사》(2004) 《모란시장 여자》(2007), 연작소설집 《찔레꽃》(2008) 등이 있고, 장편소설로는 《그대여 다시 만날 때까지》(1991) 《열애》(1995) 《누망》(2003) 등이 있다.
2003년에 장편소설 《누망》으로 제17회 단재상을 수상했고, 2008년에는 연작소설 《찔레꽃》으로 제25회 요산문학상과 제8회 아름다운 작가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상임이사로 재직 중이다.
* 최재혁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터키어과를 졸업하고 MBC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그후 아나운서라는 직종의 벽을 깨고 한글의 제자원리와 숭고한 애민정신을 담은 한글날 특집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함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렸다. 그 공로로 한글학회 한글날 유공 표창, 어문교열기자협회 문광부 장관상, 한글발전 유공 포상자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진행 프로그램으로는 <우리춤 우리가락>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 <세계로 가는 장학퀴즈> <생방송 토요일> <주부 정보 뱅크> <파워소비자 세상> 등이 있다. 아나운서 협회장, 우리말 담당부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제작 아나운서 부장, 한글학회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차례보기
- 분야 : 인문역사
- 정도상, 최재혁 지음
- 판형 : 신국판(152*224)
- 쪽수 : 232쪽
- 가격 : 12,800원
- 발행일 : 2009년 3월 23일
- ISBN : 978-89-5940-135-2 (03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