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행, 지승호 독자와의 만남]에서 시간관계로 미처 못다한 독자님들의 질문에 대해 김수행 선생님께서 답변을 보내주셨습니다. 독자님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곳에 올려드립니다.


Q. 교수님의 강의를 듣다가 2007년도에 이미 미국경제 위기의 징후가 나타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한국은 대부분의 국민이 금융투자에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 상황은 우리나라가 미국의 상황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우리나라의 금융 자체가 이미 상당히 외국 자본에 속해 있어 놀아난 것일까요? '묻지마 투자'에 심혈을 기울였던 2007년 서민(개미) 투자자의 모습이 안타까워서 질문 드립니다. (김미영)
A. 한국경제도 자본주의 경제이기 때문에 그런 투기 열풍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경기가 좋을 때는 모두들 경기가 계속 좋을 것이라 예상하여 투자나 투기를 하지 않을 수 없지요. 그러다가 과잉투자나 투기과잉이 생겨서 가격이 폭락하는 것입니다.

Q. 주식투자는 자본주의의 꽃이라고도 합니다. 주식에 투자해서 기업이 자본을 획득하고 그것으로 재생산을 하고 분배하는 구조라면 주식투자를 권장해야 하지 않을까요? (주식투자를 해서 재생산하는 과정을 제대로 감시하고 규제를 한다는 전제 하에서 질문 드립니다.) 회사가 노동자에게 노동한 대가의 일부를 주식으로 주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김성수)
A. 개인 자본으로 세울 수 없는 큰 사업을 다수의 사람들에게 주식을 팔아 마련한 자본으로 세우는 것이 주식발행의 핵심입니다. 이것이 주식의 발행시장입니다. 그런데 주식의 유통시장에서 주식을 사고팔아 자본 이득을 보는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 자본 이득은 새로운 부를 창출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남의 주머니를 털어서 나옵니다. 또한 주식시장에는 온갖 부정과 부패와 사기가 개입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개미군단은 항상 손해를 볼 수밖에 없어서 소득불평등이 악화되는 것입니다.

노동자 지주제도는 노동자들을 기업의 운영에 참가하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면 좋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전력대기업인 엔론은 파산하기 얼마 전에 노동자들의 퇴직연금 전체로 엔론의 주식을 사게 해서 노동자들을 고통에 빠뜨리기도 했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 사민주의, 케인스적 해법을 제시하셨습니다. 일부 진보주의자들은 이를 '개량'이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사민주의가 자본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해법이라고 보시는지요? 혹시 '혁명적 상황'을 저지하는 것뿐이라면 해법이 되지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어느 진보학자는 이를 두고 "조금 더 부유해진 노예 상태일 뿐"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김도성)
A. “새로운 사회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에 관한 견해의 차이라고 봅니다. 예컨대 복지사회를 이룩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조그마한 것이라도 함께 협동하고 연대해서 이루어내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투쟁 목표를 찾아내는 것이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데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지금 당장 실현하려고 하면 그것을 누가 이해할 수 있으며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까요? 혁명 전위가 혁명을 일으켜 대중을 지도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은 독재적인 요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생각은 아니라고 봅니다. 국민의 대다수가 지금 사회의 문제점을 이해하고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를 알 수 있도록 함께 ‘일하면서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조금씩 작은 것이라도 자꾸 성취하는 과정을 보고 느끼는 게 중요합니다.

Q. 미네르바에 대해서 (구속 문제, 미네르바의 문제의식 등)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익명)
A. 미네르바의 글을 읽은 적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를 구속한 것은 언론과 양심의 자유를 크게 훼손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자본주의 체제를 보는 시각에 따라 신자유주의 경제에 대한 평가와 대안도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마르크스경제학자로서 신자유주의 경제가 흔들리는 것을 어떻게 이해하시는지요? (윤준)
A. 신자유주의는 ‘경제의 금융화’를 통해 부를 실질적으로 생산하는 산업자본의 역할을 크게 제한했습니다. 산업기업의 대주주가 된 금융자본가들이 단기적인 수익의 창출과 획득에만 몰두하다보니 연구와 개발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해고를 많이 하고 비정규직을 많이 만들고 임금을 깎았지요. 대중의 다수가 살기 어려워지니까 경제가 지금과 같은 공황에 빠지게 되었다고 봅니다.

Q. 《자본론》에서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유기적 구성이 고도화됨에 따라 이윤율이 장기적으로 볼 때 하락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자본주의가 붕괴될 것이라는 취지의 얘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장기적으로 이윤율이 하락하는 추세가 실증적으로 증명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철민)
A. 이윤율의 장기적인 동향에 관한 실증분석이 많이 있습니다. 나는 TRPF법칙을 “가만히 내버려두면 자본주의는 이윤율이 0이 되어 스스로 망한다”는 것을 지적하는 법칙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TRPF법칙에는 자본축적에 따라 한편으로는 이윤율을 저하시키는 요인들이 작용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윤율을 상승시키는 요인들이 작용하는데, 이 두 개의 서로 모순적인 경향 또는 요인들이 충돌하기 때문에 경제를 불황과 공황에 빠뜨리게 된다는 것을 마르크스가 가르치려고 했다고 봅니다. 이런 내용은 《자본주의 경제의 위기와 공황》(서울대출판부, 2006)에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Q. 마르크스는 생산수단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는 것을 권력의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라고 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자본가가 가진 생산수단에 대한 통제권을 노동자가 민주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안사회로 가는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가 되어야 할 듯합니다. 과연 어떠한 방식으로 이것이 가능할까요? (익명)
A. 지금 미국의 큰 은행들은 망하지 않으려고 정부에게 ‘국유화’하라고 요구하고 있지 않습니까? GM, Ford 등 대기업들도 그렇게 될 겁니다. 이럴 때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 대중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된다면, 그 국회나 정부는 대중들의 요구에 의해 “각 은행과 기업을 노동자들이 민주적으로 운영하라”는 법률을 제정해서 실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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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관심과 참여 덕분에 <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 출간기념 [김수행, 지승호 독자와의 만남] 행사를 잘 마쳤습니다. 쏟아지는 질문과 답변에 시간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앞으로 좋은 강연회로 여러분과 소통하는 시대의창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행사 사진은 정성욱 독자께서 제공해주셨습니다.)

강연회 행사장 입구



행사 시작 모습



김수행 선생님의 갑작스런 요청으로 독자들에게 인사하시는 지승호 선생님


열강 중이신 김수행 선생님


강연회를 마치고 마련된 즉석 사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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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창 리뷰
‘새로운 사회는 가능한가?’ 한국경제의 희망찾기

“고삐 풀린 자본주의, 한국경제의 위기”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가 장하준, 우석훈 교수에 이어 한국경제의 대안을 찾기 위해 마르크스경제학의 대가 김수행 교수를 인터뷰했다.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촉발된 미국발 금융 위기가 한국에도 큰 타격을 입혀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심각한 경제 위기를 가져왔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를 볼 때 엄청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자본주의적 성장의 한계는 없다.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기만 하면 된다’던 주류경제학은 한국경제의 위기 상황의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해내지 못하고 있다.
김수행 교수는 ‘자본주의적 생산은 일정한 시기가 되면 공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마르크스의 ‘공황이론’을 토대로 고삐 풀린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위기에 빠진 한국경제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큰 틀을 제시한다. 김수행 교수는 ‘세계를 운영하는 미국식 금융 시스템이 무너지면 다 죽는 것 아니냐?’는 공포감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회를 향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라 강조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양극화를 해소하고, 내수기반을 확충하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이루고, 이를 토대로 사회적 타협을 확대하는 것이 바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주장한다.  
 
 “자본론에서 새로운 사회로 가는 상상력을 찾다”
자본주의는 일부 사람들이 생산수단을 독점하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은 일을 해서 자기의 노동력을 팔지 않으면 먹고살 수가 없다. 마르크스는 이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기본 특징이라고 이야기한다. 한국경제가 많이 발전했지만, 자본주의라는 토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관점에서 보면 억압과 착취의 문제는 여전히 사회에 존재하고 있다. 《자본론》을 지금 이 시대에 다시 돌아보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사회는 지금 한쪽에는 부가 넘쳐나고, 다른 한쪽은 가난하잖아요? 사회 전체의 생산능력을 사용해서 나눠 가지면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자각, 그런 인식에서 시작해 이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와야 진짜”라는 김수행 교수의 메시지는, 이른바 ‘강부자’ ‘고소영’으로 대변되는 특수층을 위한 정책으로 일관했던 MB노믹스의 끝없는 추락을 보는 서민 모두가 공감할만한 내용이다. 새로운 사회로 가려면 “이데올로기를 주입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그런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성토하는 김 교수의 주장은 내수기반을 조성하여 한국경제의 자생력을 높이는 근본적인 처방으로 시작해, 개발과 독재의 공생관계를 끊고, 새로운 부를 창출하지 못하는 금융자본의 허구를 폭로하고, 공공서비스의 위기를 가져올 미친 사유화를 멈춰야 한다는 주장으로 나아간다. 이와 더불어 복지를 바탕으로 실물경제에서 대안을 찾아 미국을 넘어선 한국경제의 새로운 길 찾기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이명박 정권에게 ‘통 큰 정치’로 민중의 뜻을 품으라고 경고하고 있다.


● 지은이: 김수행
1942년 10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태어나 해방과 더불어 귀국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모교인 대구상고에서 주는 장학금으로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다녔다.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서울대 조교 생활을 그만두고 외환은행 조사부에 들어가 런던 지점에 부임하면서 영국 생활을 시작했다. 영국의 사회보장제도와 1973년 10월의 석유 파동 이후 사회 변화에 흥미를 느껴 런던대학교 정경대학에서 경제학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1977년에 경제학 석사 학위를, 1982년에 ‘마르크스의 공황이론’으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2년 10월 귀국하여 1987년 1월까지 한신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다가 학장 불신임안 사태로 해직되었다. 민주화 열기 속에서 좌파 정치경제학의 불모지였던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된 이후 20여 년간 주류경제학의 틈바구니에서 마르크스경제학을 가르치다가 2008년 2월에 정년퇴임했다. 현재는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로 있으면서 ‘새로운 사회’를 연구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자본론의 현대적 해석》《자본주의경제의 위기와 공황》《자본주의 이후의 새로운 사회》(공저)《한국에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의 도입과 전개과정》《새로운 사회를 위한 경제이야기》《알기 쉬운 정치경제학》 등을 집필했고, 《자본론》《국부론》《고삐 풀린 자본주의》(공역) 등을 번역했다.

● 인터뷰: 지승호
전문 인터뷰어로 활동하면서 ‘인터뷰’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고 있다. 《인물과 사상》의 인터뷰를 맡고 있으며, 《인터넷 한겨레》의 하나리포터, 여성주간신문 《우먼타임즈》, 월간 《아웃사이더》, 《서프라이즈》의 <인터뷰 정치> 등을 맡았다. 인터뷰한 책으로는 《비판적 지성인은 무엇으로 사는가》《크라잉 넛, 그들이 대신 울부짖다》(공저)《사회를 바꾸는 아티스트》《마주치다 눈뜨다》《유시민을 만나다》《7인 7색》《감독, 열정을 말하다》《禁止를 금지하라》《하나의 대한민국, 두 개의 현실》《장하준, 한국경제 길을 말하다》《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신해철의 쾌변독설》《아! 대한민국, 저들의 공화국》《괜찮다, 다 괜찮다》등이 있다. 모든 것이 불안한 한국경제를 바라보며 또 다른 인터뷰 대상자를 물색하고 있다.

목차 보기


● 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
분야 : 교양>정치,사회 
판형 : 신국판(153*224)
발행일 : 2009년 1월 15일  
지은이 : 김수행, 지승호
쪽수 : 340쪽
가격 : 14,500원
ISBN : 978-89-5940-139-0 (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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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행사후기] 김수행, 지승호 독자와의 만남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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