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을 든 선비’ 남명 조식의 선비 정신을 이어받은 심산 김창숙 선생은 파란굴곡의 시대에 한눈팔지 않고 오로지 정도만을 당당히 걸어온 참선비였다. 일제 강점기 시대에 격렬하게 항일 독립 투쟁을 벌이고, 해방 후에는 치열하게 반독재 민족통일운동을 벌인 애국지사다. 여든네 살의 생애를 외세와 불의에 비타협적인 투쟁으로 일관해온 선생은 자신의 몸은 물론 가정도 돌보지 않고 구국 전선에 뛰어들어 처절하게 싸웠다. 일제의 감옥에서 모진 고문 끝에 두 다리가 마비되어 평생토록 앉은뱅이로 삶을 보냈지만 어느 누구 못지않은 꼿꼿함으로 통일조국수립운동과 반독재 투쟁을 벌이는 한편, 유림의 정통성을 지키기 위해 성균관을 수호했다. 일제 청산을 하지 못해 오늘날까지 친일 잔당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지금 선생의 서릿발 같은 삶은 우리의 투지에 힘을 불어넣을 것이다.
 
● 시대의창 리뷰

“항일 투쟁과 민족통일운동에 바친 참선비의 삶”
한민족이 일제에 항거하여 일으킨 거족적 민족운동인 3․1운동. 천도교, 기독교, 불교 등 민족대표 33인이 모여 「독립선언서」를 발표했지만 여기엔 유림대표가 빠져 있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유교의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유림대표가 빠져 국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이때 이를 두고 누구보다 가슴아파하며 통곡했던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심산 김창숙이다. 사실 심산은 「기미독립선언서」에 유림대표로 적극 참여하려고 했으나 어머니의 병환으로 곁을 떠나지 못하다가 때를 놓쳐 서명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연유로 심산은 새로운 항일운동을 전개하기로 마음먹고 「파리장서」 사건, 이른바 제1차 유림단 사건을 일으킨다. 영남과 호서 134명의 유림대표가 서명한 「파리장서」는 심산이 준비했으며, 이를 휴대하고 단신으로 상해를 거쳐 파리강화회의에 전달하려고 했으나 이미 신한청년당 대표로 선정된 김규식이 독립운동 단체의 대표로 파리에 파견되어 있어서 그를 통해 전달하기로 한다. 3월 말 국내에도 각 학교에 「파리장서」를 우송하려고 했으나 일본 경찰에 발각되어 대다수의 유림들이 일경의 잔혹한 고문으로 죽거나 처형당하였다. 바로 제1차 유림단 사건이었다.
일제 강점기 격렬하게 항일 독립 투쟁을 벌이고, 해방 뒤에 치열하게 반독재 민족통일운동을 벌인 애국지사인 심산 김창숙. 그는 한국의 마지막 선비였다. 김삼웅 독립기념관장의 현대인물시리즈 세 번째인 『심산 김창숙 평전』은 일제의 감옥에서 모진 고문 끝에 두 다리가 마비되어 평생토록 앉은뱅이로 삶을 보낸 선생의 일대기를 오롯이 그려낸다. 심산은 「독립선언서」에 유림 대표가 빠졌다며 유림대표들을 모아 「파리장서 사건」을 일으키고, 국내의 독립운동 열기가 식었다며 청년결사대를 국내에 잠입시켜 나석주 의사 의거를 일으킨다. 또한 중국에 망명해 있다가 독립운동 기지 자금 마련을 위해 국내에 몰래 잠입하기도 했으나, 훗날 심산이 비밀리에 국내를 다녀간 것이 밝혀져 600여 명의 유림 인사들이 고문과 옥고를 겪는 제2차 유림단 사건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처럼 심산은 우리 민족이 고난에 처해 있을 때 자신의 몸은 물론 가정도 돌보지 않고 구국 전선에 뛰어들어 처절하게 싸웠다. 일제에 체포되어 모진 고문에도 의연히 맞서는가 하면 일제 관리들을 감복시켜 독립운동의 정당성을 알리기도 했다. 한편 「독립선언서」를 쓴 최남선의 『일선융화론』의 첫 몇 장을 읽고 책을 던지며 “일본에게 붙어 버린 반역자가 미친 소리로 요란하게 짖어대는 흉서”라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해방된 조국에서도 심산은 신탁통치 반대와 국토 분단인 남한의 단독 정부 수립을 단호하게 반대하며 투쟁한다. 그러나 자신의 뜻과 전혀 다르게 흘러가는 정치상황에서 심산은 유림을 재건하기로 마음먹고 성균관을 복원해 오늘날의 성균관대학교를 설립한다. 그러나 정치적 대립각을 세웠던 이승만 독재 정권은 이승만 하야를 요구했던 심산에게 정치적 보복을 저지르고 성균관에서 쫓아낸다.
심산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다. 자신의 신념이 있으면 끝까지 맹렬하게 투쟁하는 진정한 참선비의 삶을 산 것이다. 4.19혁명으로 이승만의 몰락을 지켜본 심산은 1962년 5월 10일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한다.
올곧은 선비 정신으로 반외세․반분단․반독재 투쟁에 앞장서 온 심산은 세속의 부귀를 탐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 청렴․강직한 지조를 지켰다. 아직도 친일파들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지금, 심산의 선비 정신은 우리의 청산 의지에 힘찬 기를 불어넣고 있다.

● 지은이: 김삼웅
대한매일 주필을 거쳐 현재 성균관대학교에서 정치문화를 가르치고 있으며, 현재는 독립기념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 제주 4.3희생자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위원,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자문위원, 백범학술원운영위원, 민주공원 건립추진위원, 친일파인명사전편찬부원장 등을 맡아 바른 역사 찾기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저서로는 『친일정치 100년사』『한국 민주사상의 탐구』 『해방 후 양민학살사』 『금서』 『한국 필화사』 『곡필로 본 해방 50년』 『한국현대사 바로잡기』 『겨레유산이야기』 『보는 사람 없어도 달은 거기 있는가』『왜곡과 진실의 역사』『일제는 조선을 얼마나 망쳤을까』『서대문형무소 근현대사』 『한국사를 뒤흔든 위서』 『백범 김구 전집』 (12권, 공저) 『박은식, 양기탁 전집』 (10권, 공저) 『백범 김구 평전』 『단재 신채호 평전』 『을사늑약 1905 그 끝나지 않은 백 년』 등이 있다.

차례 보기


● 심산 김창숙 평전
․지 은 이 : 김삼웅
․판    형 : 4*6변형(120*188) 양장
․면    수 : 538면
․정    가 : 16,500원
․발 행 일 : 2006년 3월 24일
․ISBN : 89-5940-024-6 03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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