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세상의 모든 ‘타자’들이여, 단결하라!

2008년 마르크스가 서울에 나타난다면, 서울에 나타나 지금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마주한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마르크스가 살던 19세기와는 너무도 달라져버린 모습에 놀랄까? 이제 한물 간 구닥다리 취급을 받는 마르크스주의를 보고 충격을 받을까? 아마 마르크스라면 충격도 잠시, 세계화의 물결이 전 지구를 탐욕스럽게 휩쓸고 있는 21세기 모습을 보고는 기존의 마르크스주의를 전면 수정할 것이다.
마르크스가 살던 19세기 영국은 가장 이른 산업화를 이룬, 세계 경제의 중심지였다. 여기저기에 굴뚝에서 연기를 내뿜는 공장들이 있었고 수많은 노동자가 있었다. 자본주의가 꽃피우고 있었고 자본가들이 살찌고 있었다. 수많은 공장만큼 수많은 노동자들이 있었고, 그 수만큼의, 아니 그 이상의 ‘착취’가 있었다. 노동자들은 자신을 괴롭히는 산업화, 자본주의화에 맞서 집단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때 공산주의적 사고가  피어났다. 함께 만들고 함께 나누는 그런 사회를 꿈꾸는 움직임이 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노동환경은 가혹하기 그지없었다. 마르크스는 영국에서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그 자신의 사상과 철학을 세웠다. 그렇다. 마르크스가 본 자본주의는 19세기의 자본주의였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에게 이어졌다.  
지금 우리는 마르크스와 마르크스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아마 대다수는 구닥다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마르크스는 틀렸다! 봐라, 자본주의의 승리를, 신자유주의의 물결을……. 그러나 과연 그럴까? 저자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답한다. 오히려 마르크스가 맞았다고 말한다. 자본주의가 완벽하게 승리한 것 같은 지금이야말로 마르크스가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답한다. 현실 사회주의 국가들이 왜 망했는가? 사회주의 때문에? 자본주의가 강해서? 아니다. 사회주의가 침몰한 이유는 자본주의의 구조는 달라졌는데 그 달라진 구조를 보지 못하고 옛날 고리짝적 자본주의의 틀을 부여잡고 그것을 이기려고 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세계화(글로벌리제이션)의 모순을, 자본은 보다 저렴한 비용을 찾아 국가의 틀을 뛰어넘으며, 이주노동자를 필요로 한다, 자본의 이윤추구가 환경을 파괴한다, 자본의 탐욕은 국민국가의 전제였던 식민지를 잃게 했고, 무엇보다 저임금 노동자는 더 이상 절대빈곤층도 바보도 아니라는 점을 든다. 자본은 탐욕스럽게 이윤을 추구하지만 그럴수록 수렁에 빠진다. 이윤 추구를 위해 국가를 넘어서고 국적을 없애는 듯하지만 오히려 전 세계적인 연대의식을 고취한다. 식민지에서 시장으로 바뀐 제3세계는 그들의 이윤추구를 막다른 길로 인도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으려 한다. 지난 100년간 세상은 이렇게 달라졌다. 동시에 마르크스의 3대 핵심이론이라고도 할 만한 계급투쟁론, 변증법적 유물론, 발전단계론이 더 이상 마르크스의 핵심이론이 아니라고 말한다.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마르크스의 본질을 이해하고 실천할 기회는 지금부터 우리에게 주어졌다는 것이다. 단지 희망을 주는 것도, 노스탤지어에 빠진 것도 아니다. 마르크스가 21세기를 본다면 예전에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들을 연구하고 분석할 것이다. ‘제국帝國’, 페미니즘, 포스트모던, 환경, 이주노동자, 민족주의, 제3세계, 미국 그리고 ‘타자’의 문제 같은 것들 말이다.   
19세기의 마르크스는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고 말했다. 21세기의 마르크스라면 한 나라 안의 노동자만을 이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이 속한 곳곳에서 평등한 연합조직인 아소시아시옹(association)을 만들어 국가를 넘고, 인종을 넘고, 성을 넘어 모든 사람들이 연대하는 상을 꿈꿀 것이다. 이들은 모두 소외받고 상처받는 타자일 것이다. 따라서 마르크스는 아마 “만국의 ‘타자’여, 단결하라!”고 말하지 않을까?
이 책은 일본인인 저자가 마르크스가 지금 도쿄에 온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라는 주제를 두고 쓴 책이다. 도쿄나 서울이나 홍콩이나 멕시코시티나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다. 마르크스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아니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다.

지은이: 마토바 아키히로的場昭弘
1952년 미야자키 시에서 태어났다. 게이오기쥬쿠慶応義塾 대학 대학원 경제학 연구과 박사과정을 수료     했고, 경제학 박사다. 히토츠바시一橋 대학 사회과학 고전자료 센터 조교, 도쿄조케이東京造形 대학 조     교수를 거쳐 현재 가나가와神奈川 대학 경제학 부교수와 가나가와 대학 도서관장직을 맡고 있다. <어소시에21> 사무국장도 맡고 있다. 저서로는 《트리어Trier 사회사》(未來社)《파리 속의 마르크스》《프랑스 속의 독일인》《포스트 현대의 마르크스》(이상 御茶の水書房) 《미완未完의 마르크스》(平凡社) 《마르크스를 다시 읽는다》(五月書房) 등이 있다.

옮긴이: 최민순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일본학을 전공했고(석사과정) 일본어 번역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칼럼으로는 2001     년 1년간 C-Japan(일본어뱅크)에 일본의 음식문화를, 2004년부터 2005년까지 일본어저널(다락원)에 일본의 사회문화를 소개한 바 있으며, 번역서로는 《세계사의 숨겨진 이야기》(넥서스) 《여자놀이》(보고사) 《사랑하기 위해 알아야 할 몇 가지 진실》(자인) 《아라비안나이트 박물관》(시대의창) 《에이블 아트》(사회평론) 외 다수가 있다.


목차 보기


● 21세기의 마르크스는 어떤 세상을 꿈꿀까? <마르크스, 21세기에 끌려오다.>
분야 : 정치사회
지은이 : 마토바 아키히로
옮긴이 : 최민순
판형 : 신국판(152*224)
쪽수 : 252쪽
가격 : 13,500원
발행일 : 2008년 8월 29일
ISBN : 978-89-5940-127-7 (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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